<법의 무지는 용서되지 않는다>

김윤희 | 기사입력 2018/03/28 [12:06]

<법의 무지는 용서되지 않는다>

김윤희 | 입력 : 2018/03/28 [12:06]

▲ 여수경찰서 김윤희 순경

"법의 무지는 용서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누군가 "나는 이 행위가 불법인지 몰랐다"라고 주장하더라도 책임을 면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종종 법률을 잘 못 이해해 처벌을 받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청소년 범죄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 정도로 형사처벌 받겠어?’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무심코 범죄를 저지르고 나중에 수사를 받으며 불법인 줄 몰랐다며 당황하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학교 내 탈의실에서 학생이 자신과 동성인 다른 학생을 괴롭히기 위해 그 학생이 옷을 갈아입는 것을 몰래 촬영하였고, 저장하지 않았다면 이는 범죄에 해당할까?

위 사례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에 해당하는 것으로, 성범죄이며 따라서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34조에 나열된 기관 · 시설 또는 단체의 장과 그 종사자에게 신고의무가 발생한다.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 · 판매 · 임대 · 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 · 상영하는 행위’인데, 위 사례에 등장하는 가해학생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인 스마트폰으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인 옷을 갈아입는 중이었던 피해학생의 몸을 피해학생의 ‘의사에 반하여’ 몰래 촬영하였으므로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는 행위의 주체, 즉 죄를 저지른 사람을 어느 한 성별에 한정하지 않고 있으며 그 행위의 주체가 타인의 신체를 촬영하는 목적과 상관없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하면 범죄가 성립하므로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동성이고 가해학생에게 성적인 목적이 없었다고 해도 처벌받게 된다.

하지만 위 사례는 사진을 바로 삭제했기 때문에 괜찮지 않은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대법원은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의 경우 카메라폰으로 여자의 치마 속 신체부위를 동영상으로 촬영하다가 저장버튼을 누르지 않고 촬영을 종료하였더라도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기수에 이르렀다고 판시하였다.

사진이 저장되지 않았더라도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가 카메라도 찍힌 것만으로도 이미 성적 자기결정권 및 성적 신체권(함부로 촬영당하거나 공표당하지 않을 권리)가 침해되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이 ‘같은 동성끼리인데 뭐.’, 혹은 ‘장난인데 어때.’,‘사진찍고 바로 삭제했으니까 괜찮아.’ 라고 합리화하며 범죄를 은폐하기도 하고 혹은 되려 피해자가 “신고해도 소용없을거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따라서 무엇이 범죄인지 명확하게 알리는 것도 우리 경찰의 임무이다.

특히 학교전담경찰관은 청소년에게 학교폭력이 무엇인지, 또 범죄가 무엇인지 알려 학교폭력을 예방하고자 한다. 학교폭력이 더욱 교묘하게 발생하는 이때, 더욱 꼼꼼한 예방활동으로 학교폭력을 예방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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