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여수세계 4대 미항 선언..전시행정 가능성

이슈-어지러운 시정방향...세계4대미항.세계로 웅비하는 미항여수.국제해양관광레포츠수도, 여수시의회, ‘4대 미항’사업 간담회서 원칙있는 행정 주문, 시민적 공감대 형성...항만정비 등 실질 사업 우선돼야

김현주 | 기사입력 2012/07/26 [08:09]

<초점>여수세계 4대 미항 선언..전시행정 가능성

이슈-어지러운 시정방향...세계4대미항.세계로 웅비하는 미항여수.국제해양관광레포츠수도, 여수시의회, ‘4대 미항’사업 간담회서 원칙있는 행정 주문, 시민적 공감대 형성...항만정비 등 실질 사업 우선돼야

김현주 | 입력 : 2012/07/26 [08:09]
여수시가 인위적인 ‘세계 4대 미항’ 만들기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지역내 반발여론이 확산되며 박람회 성공개최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지역여론의 또다른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시의회가 이미 한차례 예산낭비를 우려해 예산을 삭감하며 반대 입장을 밝힌 사업을 여수시가 편법을 동원해 강행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여수시는 지난 10일 전체의원 간담회를 통해 ‘세계4대 미항 여수가꾸기 추진계획’과 핵심 사업의 하나인 ‘환태평양 도시발전협의회 여수 라운드테이블포럼’ 개최에 대해 설명했다.

‘환태평양 도시발전협의회 여수 라운드테이블포럼’은 오는 21일부터 5일간 여수에서 열릴 예정이다.

시는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4대 미항’ 선포식을 갖고 ‘세계4대 미항 가꾸기’를 박람회 개최 이후 ‘국제해양관광레저스포츠수도’건설을 위한 도시발전 관광전략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여수가 ‘세계 4대 미항’이라는 선점효과를 극대화하고 국내외적 당위성과 공감대 확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사업이 이미 시의회가 예산을 삭감하며 반대입장을 밝힌 바 있고, 사업 성격 또한 선언적 의미에 불과해 또다른 논란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민주주의 질서 파괴하는 행위

여수시가 주장하는 논리도 ‘세계 3대 미항’이 특정 기관이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히면서도 특정 기구의 국내 대회 유치를 통해 ‘세계4대 미항’을 선포하겠다는 모순된 논리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대부분 시의원들은 여수시의 원칙없는 사업 추진에 대해 지적하는 질타가 이어졌다.

전창곤의원은 “핵심과제를 2014년 6월까지 수립할 계획이라는데 내년 6월이면 민선 5기가 끝나는 시점으로 후임 시장이 계속하지 않는다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은 차기에 맡겨 결국 예산낭비하는 꼴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전 의원은 “시내중심가인 남산동에서 거북선대교에 이르기까지 조선소가 널려 있는데도 불구하고 4대 미항이라 주장하는 것 누가 공감하겠는가”라며 “계획에 의해 추진되는 행정이 아니라 특정인이 제안하면 즉흥적으로 진행하는 행정 아니냐”고 꼬집었다.

특히 “포럼 예산은 의회에서 삭감됐음에도 다른데서 끌어와 추진한다는 것은 의회를 무시하고 민주주의의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다”며 원칙없는 행정을 맹비난했다.

이와 함께, 현재 진행중인 여수시의 중장기 발전계획과의 연계성 등에 대해 따져 물었다.

“4~5일 불러서 밥먹고 회의하는데 2억원”

주연창 의원은 “4~5일 불러서 밥먹고 회의하는 예산이 2억이다”고 꼬집고 “4대 미항으로 가꾸기 위한 구체적인 일들이 선행되고 전문가들을 불러 선언하는 것이 순서다. 특히 시민과 시민대의 기관인 의회와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다”며 원칙있는 행정을 주문했다.

노순기 의원도 “미항 선정기준이 애매하다는데 항구의 개념은 항만부두를 기초로 할 때 미항이 되는 것이다”고 전제하고 “이제 신북항 건설을 위해 기초용역조사가 진행중인 현재의 여수시 상황이라면 알맹이 없는 미항건설이 되고, 형식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충길 의원은 “밖에서 바라보는 육지의 모습이 아름다워야 미항이다. 3대 미항이라 일컫는 항구가 이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4대 미항을 외치기 전에 이같은 조건을 하나하나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길 의원도 “여수시가 4대 미항이 되는 것은 누구나 바랄 것이지만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되나, 여느 관광객이나 시민들이 여수바다를 보고 스스로 만족하고 좋아해야 하는 것이지 포럼을 개최한다고 미항이 되는 것이냐”며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날 사업 설명에 나선 오경희 국장은 “박람회 폐장 이후 엄청난 물리적․정신적 공황상태가 올 것이다”며 “이에 대비해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서 끌고 나가겠다는 선언적 의미다”고 이해를 당부했다.

삭감예산사업 재추진 ‘유감스럽다’

또, 예산삭감 사업에 대해 재추진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사과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아온 이 기회를 활용하자는 차원이다”며 의원들의 양해를 구했다.

의원들의 예산이 추가 소요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소요 예산은 실행계획이 나오면 발표되겠지만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예산은 많지 않다. 기존 사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다”고 해명했다.

이번 논란은 김충석 시장이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 “환태평양도시발전협의회 주최로 국제 석학들과 국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세미나에서 여수를 세계 4대 미항으로 선포할 계획이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또, 여수시가 “세계3대 미항은 특정 기관이 선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특정 기관이 주최하는 행사를 통해 ‘세계 4대 미항’이라 선포할 것이라는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상공회의소 예산은 여수시 쌈짓돈(?)

특히, 21일부터 열릴 국제세미나에 소요될 예산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세미나에 소요되는 예산 2억원은 상공회의소에서 지원한다. 하지만 이 예산은 사실상 여수시가 여수산단에 박람회 성공개최 지원을 위해 요청한 예산 가운데 일부다.

여수시가 요청해 여수산단공장장협의회에서 지원한 예산규모는 25억원이다. 하지만 사용처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박정채 의장은 “상공회의소에 지원했으면 시민들에게 알리고 시에서 직접 지원받아 세외수입으로 잡고 정당한 절차를 밟아 집행해야지 돈을 맡겨두고 아무도 모르게 곶감 빼어먹듯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시민 장모씨는 “세계가 인정하는 항구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은 시민 누구나가 바라는 바이지만, 관이 주도해 인위적으로 만든다면 오히려 거부감만 갖게 될 것이다”며 원칙있는 행정을 주문했다.

한편, ‘환태평양도시발전협의회 국제세미나’는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4박 5일간 국내외 전문가 약 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여수=김두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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